새벽 두시
김지하
새벽 두시는 어중간한 시간
잠들 수도 얼굴에 찬 물질을 할 수도
책을 읽을 수도 없다
공상을 하기는 너무 지치고
일어나 서성거리기엔 너무 겸연쩍다
무엇을 먹기엔 이웃이 미안하고
무엇을 중얼거리기엔 내 스스로에게
너무 부끄럽다, 가만있을 수도 없다
아무것도 할 수 없다
새벽 두시다
어중간한 시간
이 시대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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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인이 새벽 두시 그의 집 마루를 서성이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.
저항시인, 시대에 대한 메시지 그런건 모르겠고
나한테 시는 그냥 글이다.
그냥 이 시간에 깨어있는 사람만이 느끼는 뭔지 모르겠는 감정들을 알맞은 단어로 참 잘 옮겨놓은 그에 감탄할 뿐이다.
오늘도 어김없이 맞는 새벽 두 시다.
이제는 이시간이나 되야 조금 피곤해진다.
서울집에서도 식구들이 다들 늦게잠들긴 했지만
혼자살면서는 이것저것 하다보면 두시고 나는 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집안을 어슬렁거리는게 습관이 되어버렸다.
그리고 내가 만만하게 벌써 이만큼 보낸 서른은
새벽 두시만큼, 참 애매한 시기다.
이백칠십몇번째 새벽 두시를 보내는 나의 마음도
아직 하루를 마칠 자신이 없어 안절부절하다 기어코 무기력해지고 만다.
그냥 멍하니 시간이 가는 걸 보는 것 외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.
우울하고 억울한 마음에 쉬이 잠도 들 수 없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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